실손보험사의 건강보험료 납입내역서 요구, 건보 vs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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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사의 건강보험료 납입내역서 요구, 건보 vs 법원

 

 

최근 보험가입자들이 사고 보험금을 신청할 경우, 당해 지급된 보험금이 누적되어 일정 금액에 도달하면 실손보험사에서는 건강보험료 납입내역서를 보통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실손보험가입자권익추진회(이하 '실권추')는 민감한 개인정보인 건강보험료 납입내역서를 과연 보험사가 당당하게 요구하는 것이 적법한 일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져봐야 한다고 했다. 

 

 

사례 1

실손보험 가입자인 A씨는 보험금 미지급 문제로 현재 보험사와 법정 다툼 중이다. 소송 이전에도 보험사가 건강보험료 납입내역서를 요구하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자 결국 A씨는 보험금 청구 소송을 시작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중, 보험사는 A씨의 건강보험료 납입내역서 및 소득분위 등을 알고자 법원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 A씨는 이에 즉각 이의신청서를 제출했으며 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도 법원에 심문 회신서를 전해왔다. 그 내용은 정보주체 본인이 문서 제출 거부의사를 명백히 밝힌 바, 자료제공으로 정보주체의 자기결정권 및 이익 침해가 심각하게 우려되어 민사소송법347조제3항에 따라 정보주체본인에 대해 심문할 것을 요청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건보의 이와 같은 회신에도 법원은 건강보험료 납부내역을 공개하라는 문서제출명령을 결정하였다.

 

 

사례 2

실손보험 가입자 B씨 역시 보험사와 보험금 미지급 문제로 1심 재판 승소 후 2심 재판 진행 중이다. 보험사는 2심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법원에 보험가입자의 본인부담상한제 소득분위 및 환급금액과 지급 시기, 추후 환급될 금액과 지급 예정일까지 확인하겠다며 법원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 이에 B씨는 명백히 부당하다는 이의신청서를 제출했으며, 건보는 자료 제공으로 정보주체의 자기결정권 침해 등 우려되는 사항이 있는지 충분히 검토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회신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충분한 법률적 검토 및 보험가입자의 심문 과정 없이 당일 즉시 문서제출명령을 결정하였다. B씨는 황당하다며 즉시항고장을 제출하였고 항고의 심리결과가 있을 때까지 건보에 요청한 문서가 발송되지 않도록 조치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즉시항고에는 그런 기능이 없다며 개인정보의 유출에 아무런 관심도, 조치할 생각도 없었다.

 

민사소송법 제447조 (즉시항고의 효력)

즉시항고는 집행을 정지시키는 효력을 가진다. 

 

B씨가 법률적 근거를 대며 법원에 따져 묻자 그제야 조치가 이루어졌다. 이에 B씨는 재판부마다 소송 진행에 있어 제각각인 만큼 법원을 신뢰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회의감 마저 들었다고 했다.

 

 

A씨와 B씨가 문서제출명령에 불복한 이유는 계약한 약관에 근거한다. 약관에 보험금 신청 시 필요한 서류로 보험금 청구서, 사고증명서, 청구인 신분증만 안내하고 있을 뿐, 그 외 보험사에 추가로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없기 때문이다. 보험사가 약관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요구할 권한도, 알 필요도 없다는 이유에서이다. 뿐만 아니라 민사소송법 제344조 문서의 제출의무에 대한 법률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의 결정은 법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법원은 각 사건의 쟁점에 대한 충분한 검토 과정 없이 판사의 성향과 판단으로 문서제출명령을 결정하였다. 개인정보보호법 제5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개인정보의 목적 외 수집, 오용남용 및 무분별한 감시추적 등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여 인간의 존엄과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도모하기 위한 시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음에도 각 법원은 보험사의 문서제출명령을 채택하므로 개인정보의 목적 외 수집, 오용남용을 방지하여 보험가입자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도모하기 위한 노력에 전혀 힘쓰지 않았다.

 

 

정보공개법 제9 정보가 공개될 경우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법률에 따라 건보는 보험가입자의 민감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의 보호를 위해 힘쓴 반면, 국민의 권익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할 법원은 오히려 법률적 근거 없이 사적인 개인정보의 공개를 명령하였다.

 

 

국민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할 법원이 법률적 근거 대신 판사의 성향과 생각을 명령의 근거로 적용시키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국민 질타의 목소리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헌법 제10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헌법 제17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법원의 근거 없는 문서제출명령에 불복한 사례자들에게 실권추가 힘을 보태어 문서제출명령에 대한 항고를 하였으며, 앞으로 대법원의 심리만을 남겨놓고 있다.

 

실권추는 보험사가 근거 없이 요구하는 문서는 공개 의무 없는 개인의 민감하고 지극히 사적인 정보이며, 이런 중요한 사실을 망각하는 법원과 보험사는 위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및 제17조를 되새겨 선량한 피해자가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문서제출명령의 결정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제이 기자

byeolbam@kakao.com